삼성전자가 2024년 3분기에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못 미치는 ‘어닝 쇼크’를 일으켰다. 회사는 3분기 영업이익이 9조 1000억 원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274.49%의 성장률을 보였으나, 시장의 예상치인 10조 7717억 원에는 15.51% 미치지 못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9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21% 증가하며 역대 3분기 중 가장 높은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이러한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업계에서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 부문의 과제: 엔비디아 공급 지연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반도체 부문(DS)에서 발생한 문제다. 특히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제품의 엔비디아 납품이 지연되면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중요한 고객사로, 이들에게 납품되는 고성능 메모리는 삼성전자의 핵심적인 수익원 중 하나다. 현재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HBM3E 8단 제품에 대한 퀄리티 승인(퀄) 테스트를 진행 중인데, 이 과정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3분기 중 승인 완료가 예상되었으나, 테스트가 계속 진행 중이며 정확한 완료 시기는 불투명하다.
HBM3E는 고성능 인공지능 및 데이터 처리에 필수적인 메모리로, 글로벌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제품이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제품을 적시에 공급하지 못하면서, 해당 부문에서의 수익 창출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에서 큰 타격을 주고 있으며, 향후에도 이와 같은 지연이 반복될 경우 회사의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중국 메모리 제조사의 위협
삼성전자가 직면한 또 다른 도전은 중국의 메모리 제조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며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와 같은 중국 기업들이 중저가 D램 제품의 생산능력을 크게 확대하며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CXMT는 올해 들어 LPDDR4와 같은 중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을 늘리고 있으며, 이에 따라 메모리 시장에서의 과잉 공급 우려가 커지고 있다. CXMT는 현재 전 세계 D램 생산에서 4위를 차지하고 있어, 삼성전자에게는 큰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중국산 레거시 제품의 공급 증가가 실적 부진에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기업들이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함에 따라, 삼성전자는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하려는 전략에도 불구하고 가격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중국의 메모리 제품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을 하향시키는 효과를 가져오며, 삼성전자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 지속되는 적자
메모리 부문 외에도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도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부문은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되며, 반도체 시장의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파운드리 사업은 특히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에서의 기술 혁신과 고객 맞춤형 솔루션 제공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모바일 사업과 디스플레이 부문: 한계에 직면한 성장
삼성전자의 모바일(MX) 사업은 갤럭시 플립 6의 판매 부진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2조 5000억 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갤럭시 플립 시리즈는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중 하나로, 혁신적인 디자인과 기능으로 주목받았으나 이번 분기에는 기대 이하의 성과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 심화와 소비자 수요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디스플레이 부문 역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의 경쟁 심화로 인해 영업이익이 1조 4000억 원에서 1조 6000억 원 사이에 머물렀다. OLED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주목받고 있지만, 경쟁사들의 기술력 향상과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서 삼성전자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상황은 지난해 3분기와 비교했을 때 다소 아쉬운 결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