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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연봉 변화… 넥슨게임즈·네오위즈, 임금 인상에도 성장 지속

국내 게임업계가 전반적으로 긴축 운영을 강화하는 가운데, 넥슨게임즈와 네오위즈가 직원 연봉을 대폭 인상해 주목받고 있다. 이들 기업은 지난 한 해 동안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며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했고, 위메이드·컴투스·넷마블 등도 소폭이지만 직원 연봉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넥슨게임즈, 실적 개선으로 직원 연봉 1,000만 원 이상 증가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에 따르면, 넥슨게임즈의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은 약 9,352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7,300만 원에서 2022년 8,200만 원으로 900만 원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 다시 1,100만 원이 추가 인상된 결과다.

넥슨게임즈는 2022년 넷게임즈와 넥슨지티가 합병해 출범한 기업으로, RPG 게임 히트V4로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두 차례 수상한 바 있다. 또한, 오버히트블루 아카이브 등 다양한 인기 게임을 개발한 넷게임즈와, FPS 게임 서든어택을 만든 넥슨지티의 합병으로 탄생했다.

넥슨게임즈는 지난해 매출 1,933억 원, 영업이익 120억 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대비 46%, 133% 증가했다. 현재 블루 아카이브는 중국, 히트2는 대만·홍콩·마카오 등지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2023년 임금 단체협약을 기반으로 기본급을 인상했으며,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도 지급했다”며 연봉 상승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4월 방영 예정인 블루 아카이브 애니메이션이 새로운 팬덤 유입과 충성도 강화를 통해 장기적인 매출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네오위즈, ‘P의 거짓’ 흥행 속 연봉 1,300만 원 인상

네오위즈 또한 직원 평균 연봉이 전년 대비 1,300만 원 오른 8,400만 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기본급 인상과 더불어 신작 개발 부서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네오위즈는 지난해 9월 출시한 P의 거짓이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며 연간 매출 3,656억 원, 영업이익 317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4%, 62% 증가한 수치다. P의 거짓은 출시 한 달 만에 100만 장 이상 판매되며 빠르게 흥행에 성공했다.

또한, 지난해 11월 스팀과 닌텐도 스위치로 정식 출시된 산나비 역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P의 거짓산나비의 출시 시점이 연말이었던 만큼 매출 반영 기간이 짧았지만, 지난해 PC·콘솔 게임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35.1% 증가한 1,707억 원을 기록했다.

네오위즈는 올해도 다양한 신작 출시를 통해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고전 명작 빨간 머리 앤을 새롭게 해석한 모바일 게임 오 마이 앤, 일본 유명 IP 기반의 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 스포츠 장르 신작 프로사커: 레전드 일레븐, 인기 캐릭터 ‘고양이와 스프’를 활용한 신작 2종 등의 출시가 예정돼 있다.

게임업계 연봉 변동… 인상된 기업과 감소한 기업

넥슨게임즈와 네오위즈 외에도 일부 기업은 직원 평균 연봉을 소폭 인상했다. 위메이드는 2022년 8,900만 원에서 지난해 9,200만 원으로, 컴투스는 7,800만 원에서 8,100만 원으로, 넷마블은 7,400만 원에서 7,500만 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데브시스터즈는 연봉이 대폭 상승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질적인 변화는 크지 않았다.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은 8,300만 원으로, 전년 5,900만 원에서 크게 올랐다. 하지만 이는 구조조정에 따른 영향으로, 실질적인 연봉 상승보다는 직원 수 감소로 인해 평균 연봉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후 56명의 직원이 희망퇴직을 신청했으며, 전체 직원 수는 2022년 409명에서 2023년 333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엔씨소프트는 직원 평균 연봉이 1억 700만 원으로 전년보다 700만 원 줄었지만, 여전히 게임업계에서 유일하게 억대 연봉을 유지했다.

카카오게임즈·크래프톤, 연봉 감소… 실적 부진 영향

카카오게임즈와 크래프톤은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이 대폭 하락했다. 특히 카카오게임즈는 2022년 평균 연봉 1억 3,800만 원으로 국내 게임사 중 가장 높았지만, 지난해에는 9,800만 원으로 감소했다. 카카오게임즈는 2020년 상장 이후 지속적으로 직원들이 스톡옵션을 행사하면서 연봉이 높게 책정됐으나, 최근 주가 하락으로 인해 스톡옵션 행사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회사의 이익이 감소하면서 직원들에게 지급되는 성과급도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게임즈의 지난해 매출은 1조 241억 원, 영업이익은 748억 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0.8%, 57.7% 감소했다. 크래프톤 역시 직원 평균 연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최근 실적 부진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 연봉 변화, 올해 전망은?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연봉 변동은 기업별 실적과 전략에 따라 차이를 보이고 있다. 넥슨게임즈와 네오위즈처럼 신작 흥행과 해외 진출로 실적을 끌어올린 기업들은 직원 연봉을 인상하며 보상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 카카오게임즈와 크래프톤처럼 실적이 악화된 기업들은 연봉이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다.

올해도 글로벌 시장 개척과 신작 성공 여부가 게임업계의 성장과 직원 보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